“살인적 제재” 경고 하루만에…트럼프 “이란 제재 확대 승인”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적 대응 대신 경제 제재를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제재 확대에 나섰다.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경제 제재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공언한지 하루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 전 재무부와 함께 제재 확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와 AF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재 확대가) 이미 완료됐다”며 “제재가 매우 가혹했지만 이제는 그 양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제재의 구체적인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미 재무부가 성명을 통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대 압박’ 중…추가 제재 한계 있을수도미국은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해 ‘최대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교역ㆍ금융ㆍ물자 유입 등에 빗장을 거는 고강도 제재를 가해왔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해 9월엔 이란 국영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제재)들은 한 국가에 부과된 가장 높은 제재”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가해지고있는 제재 역시 포괄적이고 강도가 높은 만큼, 추가 제재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기존에 부과한 독자 제재망을 한층 촘촘하게 만드는 조치부터 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전직 당국자 등을 인용해 “미국이 기존의 대이란 무역ㆍ금융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업체와 은행, 개인도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명단)에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재화ㆍ기계류 수입 등을 틀어막는 제재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단행되고 있는 외국 기업의 대이란 거래를 차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가세한 과거의 ‘트리플 압박’이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보리는 2006년 12월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을 촉구하면서 이란원자력청 등 10개 기관의 자산을 동결한 1차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후 2015년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이란 핵 개발과 관련한 제재를 결의했다. EU도 2010년 유엔 제재와 별도로 이란의 금융과 수송 규제, 에너지 분야 신규투자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제재안을 채택했다. 다만, 이란 핵합의 이슈로 유럽 연합과 트럼프 행정부가 충돌하고 있는 점, 안보리 거부권(veto)을 갖고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대이란 강경노선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EU와 안보리가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