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기 이란 영공 추락, 각종 음모설 난무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이란 영공에서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두고 미사일 격추설 등 각종 음모설이 난무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8일 새벽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지 몇 시간 만에 이륙 도중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6시 12분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키예프를 향해 이륙한 직후 엔진 1개에 불이 나면서 고도 2.4㎞ 지점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다.
◇ 미사일 격추설 파다 : 일단 첫 번째로 나온 음모론은 미사일 격추설이다.
비슷한 시간에 이란이 이라크의 미군기지 두 곳을 향해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사고 여객기가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발사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수도 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미국의 다수 언론이 이에 관한 보도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사고시기로 인해 격추 의혹이 곧바로 제기됐다”며 미사일 격추설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사고 직후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당초 테러나 미사일 격추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대사관 웹사이트에 게재했으나 이후 해당 성명은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내용”으로 교체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격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비행기 머리 비행장 향하고 있어 : NYT는 특히 추락한 비행기의 머리가 비행장을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현장 개념도 – NYT 갈무리
NYT는 추락한 비행기의 머리가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전했다.
이는 문제의 비행기가 이륙 직후 비행기에 이상이 생기자 급거 회항하려 했다는 증거라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비행기가 미사일을 맞자 조종사가 급거 회항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 이란, 블랙박스 미국 인도 거부 : 이란이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미국에 넘기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음로론을 부추기고 있다.
이란은 사고기 제조사인 보잉 측에 블랙박스 제공을 거부했다.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제민간항공협약인 시카고협약 항공사고 조사 규칙에 따르면 항공사고 발생시 조사 책임은 사고 발생 국가에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이번 사건의 조사를 맡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항공기를 제조한 국가도 조사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에 대해 보복한 직후 이번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미국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이미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분석 기술은 미국 등 서방의 극소수 국가만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도움 없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이란 당국 각종 음모설 일축 : 이란은 각종 음모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란 도로교통부 대변인은 “호메이니 공항 이륙 직후 사고 여객기의 엔진 1개에 불이 났으며 이후 기장이 기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여객기가 지상으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sinopark@news1.kr